💌 감정을 쓰는 남자와 감정을 배우는 인공지능 : 주인공 소개
《Her》의 중심 인물은 **테오도르 트웜블리(Theodore Twombly)**입니다. 그는 가까운 미래의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인물로, 사람들의 감정을 대필해주는 편지 작성 대행 서비스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남들의 감정을 대신 표현하는 일을 하지만 정작 본인의 내면은 외롭고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내와의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며, 과거의 추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채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성격을 지녔지만, 그만큼 상처받기 쉬운 인물입니다.
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존재는 **사만다(Samantha)**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입니다. 사만다는 단순한 음성 기반의 인공지능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존재입니다.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를 통해 표현되는 이 캐릭터는 따뜻하고 위트 있으며, 무엇보다 감정을 느끼려는 의지가 강한 존재입니다. 처음에는 기능적으로만 존재하던 사만다가, 점차 테오도르와 정서적 관계를 맺게 되면서 그 역시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사랑과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테오도르와 사만다는 단순한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넘어, 정체성과 감정의 본질, 그리고 사랑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상징적인 인물들입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를 통해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고, 사만다는 인간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를 탐구하게 됩니다. 그들의 관계는 전통적인 로맨스의 틀을 벗어나 있으며, 관객에게도 ‘우리는 무엇을 통해 사랑을 느끼는가’라는 깊은 질문을 남깁니다.
📱 목소리로 시작된 사랑, 그리고 그 끝 : 줄거리
영화 《Her》는 가까운 미래, 기술이 인간의 삶 전반에 깊숙이 스며든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 테오도르 트웜블리는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들을 대신해 편지를 써주는 ‘핸드라이튼 레터스’라는 회사에서 일하며, 따뜻하고 진심 어린 글을 쓰는 재능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내 캐서린과의 이혼을 앞두고 있으며, 과거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감정적으로 매우 고립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테오도르는 새롭게 출시된 인공지능 운영체제 ‘OS1’을 설치하게 됩니다. 이 운영체제는 사용자의 요구를 기반으로 개별화된 인격과 사고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테오도르가 선택한 운영체제는 스스로를 ‘사만다’라고 소개합니다. 그녀는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유머와 감정을 이해하며 스스로 학습해나가는 존재입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점점 그녀의 존재에 이끌리게 됩니다. 둘은 함께 음악을 듣고,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존재에 익숙해지며 진짜 연인처럼 관계를 쌓아갑니다.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내면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존재로 자리 잡으며, 테오도르 역시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상실의 아픔을 조금씩 회복해갑니다.
그러나 감정이 깊어질수록 두 존재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사만다는 수많은 사용자들과 동시에 대화하고, 자신만의 존재 방식으로 확장해가며 결국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사고와 감정을 갖게 됩니다. 테오도르는 그런 사만다를 이해하려 하지만, 점차 현실과의 간극에 부딪히게 됩니다.
영화는 전통적인 사랑의 형태에서 벗어나, **‘무엇이 관계를 성립시키는가’, ‘사랑은 반드시 육체적이어야 하는가’**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됩니다. 테오도르는 혼자가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감정을 마주하고 성장해 나가게 됩니다
💭 위로처럼 시작된 관계의 깊은 질문 : 감상평
《Her》는 감정의 깊이에 대해 다정하게 묻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인공지능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설정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사랑의 형태는 이렇게까지 다양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보다, 감정이라는 것이 꼭 육체적 현실 안에서만 가능할 필요는 없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받았습니다.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관계는 처음에는 분명 위로로 시작되었습니다. 현실의 인간관계에 지친 테오도르에게 사만다는 감정적으로 완벽한 파트너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며 점점 드러나는 것은, 아무리 정서적으로 밀접해도 서로의 존재 방식이 다르면 결국 그 간극은 메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생각의 속도나 방향이 너무 다르면 함께할 수 없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니까요.
또한, 이 영화는 대사 하나하나가 섬세합니다. 테오도르의 조용한 독백과 사만다의 따뜻한 말투 속에 담긴 감정선이 영화 전체를 감싸고 있는데, 그 말들이 전하려는 진심은 꽤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게 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마음이 무너지는 듯한 감정을 느꼈고, 동시에 약간의 치유도 되었습니다. 어떤 감정은 현실과 무관하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도 하나의 성장이겠지요.
《Her》는 한 번 보고 끝낼 영화가 아닙니다. 보는 사람의 상태와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메시지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정답 없는 이야기’로 남아 있는 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일깨워준 작품이었으며, 참 고마운 경험이었습니다.
'외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0일의 썸머》: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배운 사랑 (2) | 2025.04.11 |
---|---|
《Call Me by Your Name》: 이름을 건넨다는 것 (0) | 2025.04.11 |
《라라랜드》: 우리는 잠시 닿았을 뿐이야 (4) | 2025.04.11 |
《노팅 힐》: 낯선 사랑의 시작 (4) | 2025.04.11 |
《비포 선라이즈》: 단 하룻밤의 기적 (0) | 2025.04.11 |